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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누구에게나 신비하고 매력적인 일일 것이다.
나도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하지만 환경이나 경제적인 여건으로 제대로 여행다운 여행은 가보지 못했다. 그래도 한가지 말해보라면 어렸을적 가족끼리 여행을 갔던 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여행 같은건 잘다니지 않는 우리 가족 이지만 이때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는 몰라도 아빠, 엄마, 나, 오빠 이렇게 네 가족이 여행을 떠났던 걸로 기억이 난다.
바닷가에 놀러가서 수영도 하고 수박도 먹고...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둘쨋날 이였는지 세쨋날 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어느날 새벽 잠이 많던 내가 문득 잠에서 깨어났다.
왜그랬는지 지금도 모르지만... 그렇게 깨어난 나는 내가 머물던 숙소 옥상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내가 본 건 환상이었다. 넓게 펼쳐진 수면에 반쯤걸린 태양은 붉게 빛나고 그 주위로 부서진 태양의 조각들이 구름에 스며들어 비추는 그 모습이란...
그저 태양일 뿐이였건만 나는 거기서 이름모를 경건함과 엄숙함을 느꼈다. 어린나이였지만 나는 그 커다란 자연아래 모든 걸 초원한 수도승이 되어 몇시간이나 그 곳을 떠나지 못한채 바라보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이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떠나서 새로운 환경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치며,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인 것 같다.
언젠가는 나도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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