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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를 읽고

“TV드라마로도 했었어요.”
“내가 봤었나?”
한참을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드라마로 보았던 기억이 났다.
한마디로 너무 슬픈 이야기…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마음 절이게 아프던지…
다움이 아빠는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광부인 아버지가 어느날 사고로 죽을 위기를 넘기고 탄광 속에서 살아났음에도 불구하고 능력 없는 남편을 떠나버린 어머니.
장애를 가지고 아들과 함께 살기가 쉽지 않았는지 함께 죽으려고 했던 아버지였지만 살고 싶어 하는 그를 그의 아버지는 경찰서 앞에 두고 떠나고 만다.
그런 아픈 유년의 기억을 안고 살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따듯한 아빠였는지 모른다. 더 악착같이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되었지만 그 또한 평탄한 삶을 살지는 못한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버리는 경우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그런데 이 책 속에 다움이 엄마도 그런 사람이다. 자식도 버리고 자신의 꿈을 키우기 위해 이혼을 한 것이다.
이혼 후 2년 다움이와 아빠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들인 다움이가 백혈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의 삶은 완전히 아들을 위해 아들을 위한 삶으로 바뀌게 된다. 오로지 아들을 위해…
자기가 그렇게 돈과 타협치 않고 지켜왔던 작가정신도 버리고 아들의 병원비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아버지! 지난날 자신의 기억 속에 자리한 아버지의 전처를 밟지 않으려는 노력이었을까?
그는 아들을 위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병원에서 힘들어하는 다움이를 데리고 시골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영감과 민간요법에 온힘을 다했지만 다움이는 다시 응급실을 찾게된다.
시골에서 지내는 동안 다움이 엄마와 병원의사의 노력으로 다움이와 똑 같은 골수를 찾게되는데… 이쯤이면 그래도 “휴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초반부터 다움이의 맑은 필체로 우리의 마음을 짠하게 하던 그 슬픔과 비교할 수도 없는 아픔이 기다리고 있다.
다움이 아빠는 골수 이식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장기를 팔기로 결심하고 신장을 팔기위해 검사를 했을 때 그는 어처구니 없이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려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는 아들에 대한 사랑을 접지 않는다. 신장을 팔지 못하게 되자 그는 강막을 팔아서 다움이의 수술비를 마련한다. 이혼한 전처는 다움이의 예술적 재능을 보고 다움이에게 전문 교육을 시키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는 다움이를 엄마에게 맡기기로 결정한다. 자신의 생명보다도 더 소중했던 아들을 말이다.
그는 아들에게 자신의 아픔을 끝끝내 숨기고 엄마와 프랑스로 떠나는 다움이를 매몰차게 보내고 만다. 그리고 그는 가시고기처럼 죽어간다.
눈물이 나오다 나중에는 꺼억꺼억 소리를 내어 울고 싶어지는 책이다.

세상에 많은 사랑이 있다. 정말 나를 내어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임에 틀림없다.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고, 늘 목마르게 그리워할 사람이 있다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사랑은 행복의 꽃 밑에 커다란 아픔의 가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아픔의 가시가 무서워 사랑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없길 바랄뿐이다.

가끔 우리는 타인의 아픔이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살 때가 있다. 내겐 그런 아픔은 절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말이다.
그러나 사람은 아무도 내일을 예측할 수 없고, 타인의 아픔이 어느 순간 나의 아픔으로 안겨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오늘 사랑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다. 내 아픔처럼 타인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사랑…

난 조창인님의 등대지기와 가시고기를 읽고 부모님께 먼저 전화를 드렸다. 내가 부모님께 드리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늘 내게 보내는 부모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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