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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0 16:48

할머니

조회 수 1022 댓글 0
할머니 / 이순희


흰 쌀밥 머리에 넘쳐 이고 사시던
키 작고 가냘프기만 하시던 할머니
아련히 떠올라 세월이 세속 인내로구나

굽이굽이 산 넘어 친정 집에 도착하니
사랑방 북서쪽 벽 흑백의 고운 모습
꼭 살아 계신 것만 같아 무상이로다

죽어서도 허물지 못할 끈질긴 인연
내 죽어서도 이 천릿길 가고 또 가려니
어느 누구 숭고한 마음 거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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