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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14 21:59

하얀밤

조회 수 1294 댓글 0
하얀밤

오수미

별도 뜨지 않은 밤
훤한 달은 외로움 들킬까
딴청을 부리고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으로
사랑을 전하는 연인들은
더 이상 달을 보며
사랑을 기원하지 않습니다

둥글게 기다려온 달은
사랑 그리워
더 외로운 하얀밤입니다

*신라시대 때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처녀들이 일년 중 단 한번 공식적으로 외출을 허락 받은 날이었다고 합니다.
그 외출은 '탑돌이'를 위한 것이었는데 미혼의 젊은 남녀가 탑을 돌다가 눈이 맞아 마음이 통하면 사랑을 나누는 그런 날이었다네요.
탑돌이 중 마음에 드는 남자나 여자를 만났는데도 그 사랑을 이루지 못한 젊은이들이 상사병에 걸리곤 했는데 그래서 상사병을 '보름병'이라 부르기도 했답니다.
조선 세조 때 서울 원각사 '탑돌이'는 풍기가 문란하여 금지령까지 내려지기도 할 정도였다니... ^^
대보름은 전통의 사랑의 날, 연인의 날... 이라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젊은 남녀들 어디 보름날 기억하는 사람 있나요?
모두 발렌타이니 화이트데이니 하며 우리것과 너무 멀어져 있는 듯하여... 써 본 글입니다.
내일 정월대보름입니다. 달 한번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가 이 글을 읽는 모든분들께 허락되기를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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