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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상록수 회원 임현숙

 

 

며칠전 상록수 김정선 간사로부터 백일장에 오라는 초대를 받고

주저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한 나는 처음엔 그저 무덤덤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백일장 당일이 되자 차츰 마음이 설레이면서 과연 백일장에서 주어진 주제가 무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상록수에서 정해준 조원들의 이름과 얼굴을 익히고 나자 백일장의 주제가 발표됐다.

 

하나와 사람.

주제가 발표되자마자 이상하게 '사람'이라는 주제에 마음이 쏠렸다. 어렸을때부터 다리가 아픈 나는 사람을 두려워했다.

내 걸음걸이를 눈여겨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집안에 틀여박혀 살았다.

다니던 학교도 그만 두고 혼자 남게 된 나의 유일한 벗은 책과 라디오였다.

매일같이 책을 읽다가 피곤하면 라디오를 듣는 것이 나의 일과였다.

그러던 어느날 KBS 제1라디오에서 방송하는 장애인 방송 내일은 푸른하늘이란 프로그램에서 어느 한 사람의

신상명세서가 내 마음에 들어왔다. 그는 스물 한살로써 시각 장애인이라고 소개되었다.

 

나는 주저없이 그의 주소를 받아 적었고 그에게 내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그러자 얼마 안 되어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우리 서로 진정한 벗이 되자는 그의 편지를 받고 내 마음으 뛸듯이 기뻤다.

나와 같이 몸에 장애를 가졌다는 그 이유만으로 그에게 마음을 열고 내 마음의 괴로움과 꿈을 이야기 했다.

그러는 동안 그와 나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싹텄고, 우린 한번 만나지도 않은 서로에게 미래를 약속했다.

그와 편지를 나누던 1년만에 그를 만났을때 그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그가 너무 안타까워 그가 나의 걸음걸이를 보고 실망할지라도  그가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간절히 바랬다.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하고 그의 아내가 되고부터 나는 점점 세상속으로 들어갔다.

그의 눈이 되어 걸어가는 세상은 너무 험하여 넘어질때가 많았다. 집안에 틀어 박혀 있어 어디를 혼자 다닐 줄도 모르던

내가 오히려 다른 사람의 눈이 되어 길을 찾아가게 되었고, 그러는 동안 나는 점점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게 되었다.

 

오늘 조원들과 함께 글을 쓰면서 그들의 마음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활짝 열려 있는지를 알 수 있어 참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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