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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9 21:48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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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아비



    허수아비 






    햇살 좋은 들판에

    코끝 찡한 미풍 불어올 쯤이면

    구멍 뚫린 미소를 짓는

    사내가 옷깃을 날린다



    따사로운 햇살

    아프지 않을 그 미소에 닿으면

    개벽하지 못할 세상 숨죽여

    그 사내에 옷깃에 스치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린다  



    가는 미풍에도

    휘청거릴 수 있기에 서 있다

    그렇게 가는 흔들림에도

    허튼 눈물 흘릴 수 없기에

    타는 저녁 노을 속에서도

    눈부신 아우성의 들녘을

    온 가슴으로 안는다  



    햇살 좋은 들판에

    코끝 찡한 미풍 불어올 쯤이면

    그 사내의 미소에는

    먼 길 떠나려는 나그네의

    아픈 설래임이 그려진다







    作: 江熙





    05.04.29.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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