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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2 11:36

**그대는 나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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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무인가
























    **그대는 나무인가?**
    미리내 / 김진우 시인




    그대는 상록수인가?

    갈색 바지와 푸른 웃옷을 입고

    눈보라 속에서도 꿈이 바래지 않는

    늘 곧은 마음으로

    하늘을 우러르는



    그대는 나무인가?

    생명의 축제 펼쳐질 때

    하얀 입술 내밀어

    연둣빛 연한 볼에 입 맞추고

    싱싱한 손 내밀어

    달콤한 샘물 한 움큼 훔쳐

    은푸른 꿈을 그리는



    그대는 나무인가?

    녹색 부채 펼쳐

    더운 삶을 식히며

    꿈을 노래하는



    그대는 나무인가?

    입에는 빨간 열매 물고

    손을 들어 울긋불긋

    힘겨운 삶을 응원하는



    그대는 나무인가?

    풍성한 이파리마저 지고나면

    알몸으로 시련을 이길 수 있는



    그대는 나무인가?

    차가운 얼음바람 불어오면

    머리에는 흰 모자 쓰고

    수백 번의 휘파람으로 추위를 견디는

    사랑하는 나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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