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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진짜로는 다섯 살, 가짜로는 여섯 살인 제제의 어두운 유년의 이야기이다.
장난꾸러기 말썽쟁이 어떤이는 악마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제제는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글자를 다 알정도로 똑똑하고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보면 너무나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이다.
제제는 밍기뉴라는 나무를 가지고 있다. 기분이 좋으면 슈르르까라고 불러주기도 하는 라임오렌지 나무이다. 순수한 영혼만이 가능한 나무와의 대화 그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우정을 쌓아간다. 그리고 포루투칼 사람 마누엘 발라다리스와 학교 선생님을 통해 제제는 평온해지고 착해진다.
그렇지만 그의 세계를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들과 있으면 여전히 다섯 살짜리 말썽쟁이로 변하고 만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각자의 세계를 이해해주고 그의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줌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서로에 대한 믿음과 이해와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주었다.

실직상태에 있는 아버지와 많은 남매들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가슴 아리도록 가난한 현실 속에서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제제에게 발라다리스와의 이별은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 뽀르뚜가(포르투칼인을 낮잡아 이르는말 아주 친한 사이에만 쓰임)라고 부르며 친구처럼 아버지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사랑하는 사이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었을 때 뽀르뚜가는 기차사고로 죽게 된다. 제제는 삶의 의욕을 모두 잃고 죽음과 삶 사이를 오간다. 그러는 동안 제제의 장난을 싫어했던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은 제제의 장난이 없음으로 허전함을 느끼고 병문안을 와서 빠른 쾌유를 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이유에서건 폭력의 사용은 이로울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제제가 아리오발두의 악보파는 일을 함께 하면서 배운 노래- 나는 벌거벗은 여자가 좋아... 라는 가사의 노래를 실직으로 우울해 하는 아버지를 위로해 주기 위해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아버지는 제제가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제제에게 심한 매질을 한다. 왜 맞는 지 이유도 모른채… 제제는 자신을 무가치하게 느끼고, 자살을 하고 싶은 마음까지 가지게 된다. 제제는 자신의 마음에 착한 아기예수는 없고 악마만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는 선물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어릴 때는 이 세상의 선과 악의 기준도 옳고 그름의 기준도 바로 서있지 않다. 그 기준을 따듯하고 지혜롭게 심어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았음 하는 바램이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었나 생각해보니 조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보다 못하게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언성을 높이곤 했다.
정신적 성숙 나의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이성의 눈으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 여유와 덕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장 9.마지막 고백. 이라는 제목으로 된 이야기는 제제가 발라다리스에게 쓴 편지내용이다. 그 내용의 마지막 부분에는 “어린 아이들은 왜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라고 어떤 바보왕자가 제단 앞에 엎드려 울며, 물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철들지 않은 어른도 그리 어울리지는 않는다.
제제가 루이스와 동물원 놀이를 하며, 동생의 환상을 지켜주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부분이 나온다. 때가 되면 자연스레 어린이들은 어른이 되어갈 것이다.
행복한 아이들의 웃음과 희망과 사랑 그 안에 미래의 평화가 깃들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말 좋은 책이다. 이 책도 강력추천 딱지를 붙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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