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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02 21:57

무등산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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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을 다녀와서...

어느덧 1주일간의 휴가가 끝나가고 있었다. 장마철이어서 비가 많이 왔지만 다행히도 비는 피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한주일의 휴가를 마칠때쯤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와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서게 되었다.
이곳 광주에는 무등산이 있다. 아마도 광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산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좋은 산이 광주에 있어서 너무나 좋고 누구나가 이곳에 와서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것 같다.
오랜만에 비가 개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지만 친구와 가볍게 점심을 준비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여러갈래의 등산로가 있지만 이번에는 증심사를 거쳐 중머리재로 올라가기로 하고 서서히 길을 나섰다.
올라가는 동안 사람들의 발걸음이 적은 곳이어서 조용하였다.
이번에 오르는 길은 아마도 두번째로 올라보는 등산로 인것 같다.
오래전 교회 아이들을 데리고 무등산에 왔을때 이곳으로 올라갔었다.
온통 소나무 숲이어서 살림욕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그늘져 있어 덥지도 않았다. 아직 빗물이 마르지않아 등산로가 미끄러웠지만 조금씩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였다.
오랜만에 산에 와서 그런지 좀 힘들기는 하였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다.
이렇게 중머리재를 올라 나무를 그늘삼아 준비한 김밥을 먹고 시원한 물을 마시고 다시 서석대를 향해 올랐다.
중머리재에서 30분 이상을 오르면 송신소가 있고 다시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바로 입석대이다. 온통 바위로 울퉁불퉁 서있으며 이 바위틈 사이로 어디선가 물줄기가 흘러 내린다. 그리고 이 기암바위는 곧 쓰러질듯하면서도 쓰러지지 않은채 각자 제 자리를 지키고 서있다.
바위에는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한자가 표기되어 있다. 이곳에서 조금 더 오르면 서석대이다. 무등산의 정상은 아니지만 우리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다. 예전에는 군사지역이라 올라 올 수 없었지만 지금은 이곳까지 누구든지 자유롭게 올라 올 수 있다.
이곳에서 해맞이를 하면 정말 멋지다.
멀리 이산 저산이 겹겹이 펼쳐져 보이는데 그 사이로 붉은 태양이 떠오른다.
잠시 서석대 바위에 걸터앉아 광주시를 바라본다. 5.18의 아름다운 도시 광주, 예전부터 예향광주라고 불려져 왔던 이곳...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광주를 떠나고 있다. 타지역에 비해 너무나 열악한 산업기반이 없어 일자리를 찾아 멀리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 도시이다.
인구140만이 안되지만 자유롭게 숨을 쉴 수가 있고 이렇게 아름다운 무등산이 있기에 좋다.
잠시 쉼을 뒤로한채 다시 하산을 시작하였다.
오르던 길이 아닌 입석대를 거쳐 이번에는 무등산 능선을 따라 중봉을 거쳐 동화사라는 절이 있었던 절터을 거쳐 내리막길을 한참 내려 가서야 산의 중턱이라 할 수 있는 너덜겅 약수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 약수터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항상 등에 물통을 가지고 와 이곳에서 매일같이 물을 떠가는 분도 계신다.
그리고 체육시설이 있어 가볍게 운동도 할 수 있고 긴 산책로가 별쳐져 있어 연인들이 데이트도 많이 하는 곳이다.
이곳을 거쳐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 들었다. 지금은 등산로가 정비가 되어 통나무로 계단이 만들어져 내려가기에 더 힘들겨 느껴졌다.
힘들게 내려와서 그런지 다시 출발점에 도착했을때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거의 6시간동안의 산행이었지만 무등산이 너무나 아름다운 산이라는 것을 보았고 여전히 누구나가 이 산을 통하여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비가 온 뒤라 지열로 온통 얼굴과 살결은 붉게 타버렸지만 휴가 마지막날을 너무나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
언젠가 광주에 오면 잠시 시간을 내어 꼭 올라가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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