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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6 15:34

♣청초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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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향이 납니다.
당신과 닮은 청초함
몇 송이 꽂혀
진한 향기를 가을이라 정의내립니다.

모습 또한 그대와 닮아있어
매일 그대의
목욕물 받아 놓듯
꽃병의 물을 갈아 줍니다.

화장품 잘못 쓴
피부 트러블 같은
마른 잎 생기면
바로 따 주며
추억 속에 만져보던
그대 볼의 감촉을 되살립니다.

가을엔 눈 돌리는 곳 마다
방긋 웃는 그대 미소뿐이라
히죽히죽 웃는 나를
동네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라
말 할 때도
나만의 비밀을
간직한 즐거움에 또 웃습니다.

자꾸 웃다 보니
내가 벌인 듯 하여
꽃 숲에 누워
아예 잠들어 버렸습니다.

그대 오는 발자국 소리에
잠을 깨니 발소리의 주인은
얄미운 다람쥐 녀석입니다.

그대 곁에 없어도
매일 꽃을 통해
어여쁜 얼굴을 대합니다.

꽃송이에 볼을 부빕니다.
입을 맞춥니다.
노래합니다.
춤을 춥니다.
크게 웃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2004.11.10 pm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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