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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6 09:22

빼어난 자연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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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고 있다
사람들이 미워하는
잡초 송이도 고개를 떨구고
햇살 한줌마다 한바탕 웃음인 걸 보면

아쉬운 해질녘에는
노을들 때를 지어
붉게 눈을 부릎 뜨고
오는 잠을 애써 쫓는 걸 보면

푸른 잎들마다 영양 공급 줄이는 소리에
실바람에도 파르르 두려움안고
계절의 산 넘을 준비 바쁜 걸 보면

농부들 손에
하나둘 비어가는
밭의 공허로 곡간이 식사하는
기괴한 모습을 보는 걸 보면

귀뚜라미 숨소리마다 따르르 따르르
쉰 소리로 세레나데의
마지막 악장을 연주 하는 걸 보면

내 생각의 갈피마다
포화 상태인 그리움이 보이는 걸 보면
분명코 빼어난 자연의 시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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