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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에서 만난 사람들

남산만큼이나 큰 돌덩이에 오랫동안 눌려있던 마음이 오늘에야 시원스레 뚫린 듯 하다.
“장애”라는 멍에로 인해 평소 세상 밖으로의 나들이가 여의치 않았는데, 글쓰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의 모임인 상록수를 통해 경기도 고양군의 한적한 동산으로 나들이를 했다.
한때는 나라를 호령하든 성현이 잠들어 계신 곳으로. 커다란 집채만 큼이나 큰 무덤들 사이로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주어 그 아래로 우리들은 모였다.
이름모를 산새들이 노래하고 누가 더 키가 크고 푸른가를 자랑하는 나무들이 흐느적거리며 한가로이 노닐다가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다.
비록 휠체어라는 기구에 앉아 있어도 마치 바람이 가득 채워진 풍선 안에 들어있는 듯이 말이다.
산새들의 재잘거림과 풀 냄새, 흙냄새가 퀴퀴한 집안의 냄새로 찌든 콧속을 맑게 청소라도 해주려는 듯이 맑고 화사함속에 마치 어린시절 엄마의 젖무덤 같은 포근함을 주는 듯 했다.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로 넓은 지구의 틈새마다 우리들이 살아가도록 공간을 만들어주고, 그 공간에서 우리들의 오늘이 있도록 해주신 하나님의 큰 사랑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아차 실수가 장애를 낳았고, 그 장애를 입은 이들은 고통과 시련 속에서 남모르게 눈물 흘리면서 살아가는 현실이다. 그 아픔과 고통을 잠시 잊고 매연과 공해가 없는 자연 속으로 들어와 보니 고통이나 아픔도 잊을 수 있었다.
비록 장애라는 고통은 있어도 나는 자유롭다는 생각을 한다. 새장의 새처럼 억매이지는 않았고, 골짜기나 계곡에 박힌 돌덩이나 나무보다는 자유로우니 말이다.
모두처럼 걷거나 달리기는 못해도 나는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기에 말이다.
이 시간에도 어둠이 드리운 작은 공간에서 한때는 위나라를 좌지우지하던 그 사람도 맛보지 못하는 자유를 맛보고 있으니 이 또한 큰 행복이고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들의 나들이를 위하여 맑은 날씨를 주었고, 우리 일행 70여명은 각자 흩어진 삶을 누리다가 오늘 이 아름다운 동산에 상록수가족들을 모아주신 하나님의 사랑은 큰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든 그 얼굴들을 대하니 마치 오래전의 죽마고우<竹馬高友>를 만난 듯이 반가 왔고 좋았다. 그들의 마음 판에는 나눔의 사랑도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에서 풍기는 구수함처럼, 저들의 마음속에 잠재 되여 있는 상록수의 푸르름이 그 값을 더했다.
나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의 얼굴이 제각각이듯이 그들의 마음이나 생김새도 각기 다르다.
그런데 오늘 만난 상록수 가족들은 생김새나 모양은 달라도 사랑하는 마음과 풍기는 향기가 같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으로 만났고, 사랑으로 뭉쳐진 사람들이기에 더욱더 그렇게 보인다.
세상 밖에서는 모든 것이 계산되고, 푸라쓰와 마이너스가 주어지는데, 상록수의 사람들은 그저 순수하다. 젊음이 있고, 세종대왕님의 한글을 사랑하고, 자연을 읽을 줄 알고, 이웃을 생각하기에 자신의 유익보다는 모두가 하나 되는 그런 생각과 그런 마음으로 자연아래 모여 사랑의 교제를 나누면서 나는 너를, 너는 나를 나눌 수 있는 즐거움 속에서 둘이 하나 되는 과정을 읽어가면서 시도 쓰고, 수필도 쓰면서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찾았다.
어미가 새끼를 사랑하는 것만이 사랑은 아니기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만 들어내는 늘 푸르름의 상록수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사회는 밝아질 것이며 맑아질 것이다.
나 자신을 사랑함처럼 내 이웃을 사랑하는 그런 마음이 있기에 말이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양초처럼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자신을 방어하기위해서 맑은 물에 먹물을 뿌리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함도 좋을듯하다.
가능하다면 자신을 저울의 추처럼 중간에 올려놓고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그런 삶을 엮어가는 모두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답니다. 장애, 비장애가 문제는 아닐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양초 같은 마음이나 생각을 갖은 사람들이 많아질 때 우리 이웃과 나라는 더욱더 밝아지고, 맑아 질 테니 말입니다. 나가 아닌 우리라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오늘 상록수에서 뿌린 사랑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자라 늦은 가을에 많은 결실을 보는 것처럼 상록수의 발전을 위하여 잠깐의 방심이나 한눈을 팔지 말고 늘 푸르름을 자랑하는 상록수가 되도록 우리 모두는 조금 더 노력을 합시다.
어둠 뒤에는 밝음이 오고, 비온 뒤에는 산뜻함이 잇듯이 우리 모두가 아침의 태양을 밝은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언제나 마음의 창문을 가다듬으면서 상록수의 끊기와 집념을 이어받는 모두가 되여 봅시다. 그려 !

박 승택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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