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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은...(이별후에...)


그해 여름은 태양의 눈물 달의 울음,
굳건한 바위마저 슬픔에 부서져 버리는
스물넷 마지막 고통의 여름...

짧은 작별은 긴 인고의 시간만 남기고...
입가에 맺힌 억지웃음과,
눈가에 맺힌 새벽이슬과,
손가에 맺힌 담배연기와,
발밑에 맺힌 반토막 편지...편지...

나보기가 역겨워, 나보기가 역겨워,
진달래꽃을 짓밟으며,
발끝에 맺힌 구겨진 편지....
뭐가그리 행복하냐, 뭐가그리 즐거우냐,
웃는 얼굴에 침을 뱉으며,
밭끝에 맺힌 조각난 편지...

수명이 다한 담배가 살을 태우고,
그리 행복하냐...그리 즐거우냐...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진물이 흐르는 손으로 침을 닦아내고,
진물이 흐르는 손으로 조각을 모으고...
더러워졌구나, 아팠겠구나,
끝내 터지는 오열과 몸부림..

그해 여름은 태양의 울음 달의 슬픔,
굳건한 바위마저 눈물에 녹아내리지만,
부디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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