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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비장감 마저 감도는 이 소설의 제목은 사뭇 흥미롭다. 어떤 크 사건이 앞에 놓여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오빠가 돌아와서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오빠가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왔다는 것일까?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어 가건간에 오빠가 돌아왔다는 사실은 소설속의 현재 싱황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이다. 작가는 제목에서 부터 독자들에게 야릇한 상상력과 긴장감을 자극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이혼한 아버지와 20살 오빠와 함께 사는 14살 소녀가 그들의 일상적인 가족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독특하고 재미있는 시각을 가지고 재치있게 그려낸 글이다. 영파라치, 카파라치 등과 같이 특정 범법행위에 대하여 고발하는 사람들처럼 소녀와 아버지는 동사무소, 구청 등과 같은 행정기관의 잘못을 지적하고 고발한는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 고발꾼이다. 그리고 소녀의 오빠는 택배회사 직원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14살, 중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학생이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소녀는 여느 소설이나 이야기 속에서나 등장하는 갸냘프고, 여린 그리고, 순진한 그런 소녀가 아니다. 억척스럽고 강한 그리고 무엇보다 머리가 커서 어른들의 생각마져도 놓치지 않고 읽어내는 한마디로 대발아진 소녀다 물론 요즈음의 세태에 비쳐 본다면 평범한 소녀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찌되었건 이 머리큰 소녀는 어른들의 생각을 속속들이 꾀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야기는 4년전에 집을 나갔던 오빠가 20살 청년이 되어 17살짜리 소녀를 그의 색시감으로 데리고 집에 함께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여기에서 부터 가족간의 갈등의 시작되는데, 이 갈등은 어이없게 쉽사리 풀어져 간다. 어린 소녀를 데리고 집에 살겠다고 들어온 아들을 나무라고 꾸짖는 아버지는 자식이 휘두르는 몸둥이 세례에 나가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그 분을 삭이지 못하는 아버지가 아들을 원조교제 혐의로 경찰서에 고발을 해 보지만, 경찰서에 잡혀간 아들은 원조교제, 미성년자 약취 등과 관련된 법에 의해 법적으로 범죄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고 쉽게 풀려나게 된다. 이것으로 아버지와 아들간의 갈등은 쉽게 해결된다. 그리고 오히려 그 17살 소녀가 함께 집에 살게 됨으로써 14살 소녀에게는 어쩌면 끔찍할 수도 있을 오빠의 팬티 절도 행각 문제가 해결되어 그전에 집안에 원래 있었던 갈등마져도 해소되게 된다. 그 후에 이러한 사실은 아버지와 이혼할 수 국밥집을 하는 엄마에게 14살소녀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새로운 갈등 상황으로 이어질 것 처럼 보여진다. 법적으로는 통과될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가족이라는 또 다른 사회 울타리 속에서 마져 이해되고 허락될 수 있는 문제일까? 그러나, 나의 이같은 상상은 또 다른 반전에 아니 너무나 순조로운 이야기 진행에 그만 깨져버리고 어처구니 없음에 마구웃지 않을 수 없었다. 어머니는 그들에게 그 어떤 반대의 목소리 한번 내지 않은채 그녀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여기까지 읽으면서 나는 또다른 이야기에 대한 반전이 숨어 있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 아직 남았을거야! 그래 그럼 마지막 사건인 그들의 가족 나들이에서 발생하게 될까?"
나의 이 상상은 또 다시 깨졌다. 그들은 그 야유회를 통해서 아들의 동거를 확실시했고 엄마 자신도 아버지와의 재결합을 확실히 못 박았다. 그리고 그 것으로 이 소설은 막을 내리게 된다. 어떤 큰 갈등도 없이 말이다.
이 소설속에서 갈등 상황은(사건은) 어찌보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접어들게끔 만들수 있는 꺼리다. 그 사건들이 만약 우리들과 같은 평범한 가정속에서 일어난 것이었다면 이렇게 쉽사리 이야기가 풀려 나가기는 가히 상상키도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사건들을 아무런 갈등없이 그저 재밌게 웃을 수 있게끔 쉽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가는 소설 요소요소에 어쩔수 없이 웃을 수 아밖에 없는 위트있는(재치있는) 아이디어를 배치했고, 갈등이 있을 법한 사건을 아주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점에서 작가는 어쩌면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으며 유쾌한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나는 단뇌와 같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기존 소설에만 익숙해져서 어느덧 경직되어 버린 나의 사고에 파문이 일어나는 돌팔매를 맞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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