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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04 08:44

벽 / 진달래가 피면 동백 진다

수진

조회 수 1324 댓글 0

벽/ 수진

왼쪽에 사는 너와
오른쪽에 사는 나 사이에
엷은 벽이 있다

너와 나 가까이
가까이해선 안 된다고

곧은 몸짓으로
날카롭게 가로막고 서 있다

아름다운 이웃이고 싶은데
벽은 가로막고 아무 말도 없다

진달래가 피면 동백 진다/수진

나무 겨드랑이 안쪽
팽팽하게 부풀어오른
시뻘건 젖가슴
연분홍 한숨소리에
난타(亂打) 당하여
선혈(鮮血)이 낭자(狼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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