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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찾은 딥스를 읽고

이 책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 외부와 단절되어 혼자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5살난 딥스의 이야기다. 액슬린이라는 심리치료사의 도움으로 놀이치료를 하면서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책으로 유아교육과의 필독도서이기도 하다고 한다.

딥스는 처음에 놀이방에서도 집에서도 말을 하려 들지 않았다. 때때로 오전 내내 움직이지도 않고, 마치 벙어리처럼 말도 하지 않고 앉아 있거나, 선생님 몰래 살금살금 교실 안을 기어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가끔 굉장히 성을 내기도하고 특이한 행동으로 학교의 선생님들, 심리학자 그리고 소아과 담당선생님들은 딥스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몰라 고민하게도 했다.
결국 학교에서는 제명, 퇴학 처분을 할 것인지 개별 심의회를 열게되는데 이때 놀이치료의 권위자인 액슬린 여사를 처음 접하게 되어 놀이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딥스는 이 놀이치료를 통해서 미스에이(A) 선생님을 친구로 받아들이고 자기 안에서 나와 주위와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아이에게 사랑과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놀이는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억압과 과도한 기대 그리고 빗나간 사랑으로 인해 한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상처받고 움추려 들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딥스가 자폐증을 보이고 치료를 받았지만 우리도 모두 저마다 각자 다른 자폐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마다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낄 때도 있으며, 혹은 치료가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폐증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왠지 꺼려하고 그를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딥스의 부모님이 딥스를 남들 앞에 내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했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어릴적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하지 않고 혼자 방안에 앉아 밥도 먹지 않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누가와서 내게 말을 걸어주기 바라고,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자폐증을 일으키는 시작도 그런식이 아닐까?

딥스에게 그래도 사랑하는 할머니와 정원사아저씨가 있었던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란 생각이든다. 그런 사랑이 없었다면 딥스의 치료가 불가능했을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과학자인 아빠와 외과의사였던 엄마에게 바라지 않던 아이 딥스는 태어날 때부터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났고 태어나서는 과도한 기대와 억압 속에서 살아야 했다.
수없이 많은 책과 장난감들 그 나이에 없어도 될 것들은 딥스 주변에 많았지만 따듯한 엄마 아빠의 사랑은 받지 못한 딥스…
아무리 자기안에 지식이 많아도 그것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레인맨이란 영화에서도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형과 동생의 이야기가 나온다. 더스틴 호프만이 자폐증을 가지고 있는 형의 역할을 해 아주 많은 감동을 준 영화영다. 그 영화에서도 전하고자 했던 것이 사랑이었다고 본다면 자아를 찾은 딥스 에서도 가장 크게 부각되는 부분은 가족간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따듯하고 현명한 부모님을 만나 사랑 받으면서 성장 할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
상록수에 오는 많은 친구들도 현명하고 사랑 많은 부모들이 되어 아이들에게 딥스 처럼 힘든 유년기를 보내지 않도록 잘 키우는 좋은 엄마 아빠들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들이 겪을 수 있는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갈등은 어른들은 그것에 대해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곤 한다.
또한 발달이 늦거나 언어 표현에 훨씬 더 어려움을 겪는 장애 아동의 마음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이럴 것이다." 단정지어버리고 방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서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으며 그의 고민을 인내하며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되어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딥스는 아주 잘 자라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명하는 현명하고 아주 똑똑한 아이가 되었다는 이야기로 이 책은 끝을 맺는다.

읽을 때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었지만 한번쯤 읽어두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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