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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6 23:58

고난은 축복이었네

조회 수 2867 댓글 0
고난은 축복이었네
(*이 글은 제가 다니는 교회 홈피에 올린 간증문을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그대로 복사한 것입니다.)

가난은 자랑할 것도 부끄러워할 것도 못 된다. 그러나 가난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과 축복은 자랑할 만한 것 같다.

어머니께서 졸지에 소천하시고, 그 슬픈 충격을 감당치 못하시던 아버님도 혈압이 오를 대로 올라 중풍으로 끝내 쓰러져 누웠다. 어느날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 한 달만에 간신히 깨어나신 아버님.... 실어증마저 걸린 채 반신 불수가 되어 어머님께서 비우고 가신 어두운 우리 집의 아랫목을 지키고 계셨다.

그러는 와중에 빚쟁이들이 날마다 집으로 왔다. 극도로 피폐해진 집안은 그래서 더욱 우울하였다. 쥐꼬리만한 급료로 집안 생계는 커녕 아우들 학비를 감당하기도 어려운데.... 급료날이면 빚쟁이들은 아버님마저 가시면 빌려 준 돈을 받지 못할까봐 퇴근하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굶고 불안에 떨던 내 체중은 3년만에 15키로가 넘게 줄었다. 온몸이 아프고 어지러워 참다 못해 병원에 가보니 영양실조라 하였다.

어머님과 아버님 병원비, 동생들 학비, 남의 빚보증 서서 진 빚...... 내가 모르던 그 빚을 합하니 엄청난 액수였다. 우리집의 유일한 수입인 내 급료로는 30년을 갚아도 못 갚을 만큼 많은 빚! 아니 그 이자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많은 빚을 짊어지고 끼니도 잇기 어려운 그 가난 앞에서는 가까운 친구도 따뜻하던 혈육도 모두 남이었다. 급료날이면 심지어 아침부터 학교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는 사람들은 오히려 평소 더 가깝던 혈육이나 친구였다. 친구가 보고 싶어 집에 놀러 가면 돈 빌리러 왔는 줄 알고 돈 없다고 선수를 치기도 하였다. 아니, 실로 배가 고픈 것보다 더욱 뼈 아픈 것은 정답던 이웃들의 싸늘한 눈빛이었다.

급료날이면 빚쟁이들을 피해 학교 뒷문으로 도망 가서는 집으로 가지도 못하고 산 위에 올라가기도 하였다. 산 위에서 빚쟁이가 돌아갈 자정이 되면 돌아가기도 하였다. 꿈도 많고 할 일도 많은 내가 어쩌다가 빚쟁이에게 목덜미가 잡혀 이 신세가 되었나.... 어느날은 평생 갚아도 못 갚을 빚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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