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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2 21:43

오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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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여행 / 수진



바람이 싱그럽고
햇살 너무도 따사로운
이천 삼 년 오월 초
나는 덜컹거리는
한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창 밖은
초록 물감을 뿌려놓은 듯
사방이 초록 행진이 이어졌고
열어둔 창문 사이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
내 가슴에
풀내음 한아름 안겨 주었다

시외버스에서 내려
조금 더 차를 타고 이동한 후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내 귀에 정겹게 들리는
털털거리는 소리 하나
한 노부부가 밭에서
경운기로 일하는 소리였다
내 부모님을 뵈는 듯
가슴 뭉클해져오는 이 느낌

아!
내 고향 땅을 밟은 듯
참 기분이 포근하고 설레고
야릇하고 행복하고 향기롭고
무어라 표현 할 수 있겠는가

신록이 아름다운 오월
내 모습 또한
아름드리 피어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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