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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모기의 갈등

모기가 모니터에 수도 없이 걸려 있다
건방진 놈 한마리는 키보드 위에 앉아 있다
나는 손가락을 들어 살짝 짓누른다.
순간 아무 죄 없는 한글이 열리면서
화면에 오타가 우수수 떨어진다.
살다보면 사랑하지 말아야 할 것도
사랑해야 할때가 있다

그 무렵 모니터에는 모기들이 유유히 잠들고 있다
속이 훤히 비치는 유리병 같은 몸둥이를 가진것들이
오타가 되어 화면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은근히 열이 뻗혀 오른다
아니, 저것들이!
제 몸속에 들어있는 수많은 내피를
겨우 콜라 쯤으로 여기는 거 아녀?
모니터야 어찌 됐든 말든
나는 있는 힘을 다해 키보드를 두드려 버린다
그러자 컴퓨터의 모기들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점점 윈도우 에러속으로 떠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그때 부터였다.
모니터를 좀더 멀찍이 들여다 보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뱀파이어의 우두머리 처럼 빨갛게 피를 흘리는 모기떼가
모니터 가득히 날아오기를 시작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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