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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31 08:01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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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김진우

7곱살 때 엄만 양손 가득히 장을 보고
난 난생처음 5일장 구경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벽지노선 버스를 기다리며
쌈지 돈으로 사준 황소 눈알만한 사탕을
입안에서 넣었다 뺐다 녹는 모양을 살피며
아껴 먹었던 기억이 어렴풋 난다.

나는 엄마와 둘이 사는 탓에
몇몇 동네 사람들이 던진 날카로운 말에 가슴을 찔렸다.
화난 계절풍이 길바닥의 먼지만 뿌려댔고
시기 많은 새 한 마리 똥을 싸고 날아갔다.

철새처럼 버스가 드물게 지나는 곳
막차 시간은 지루했다.

땅거미가 외등 불빛 뜨거울까봐 멀리서 봐라보고
초저녁 은하수가 눈동자 위에 흐르고
밤이슬이 거리와 가슴을 차게 식힌다.

드물게 지나는 벽지노선 이용은
많은 인내가 필요하지만
버스를 타기만 하면
안락한 내 집에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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