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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부지

 

베네트립 고해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울 아빠! 나 해운이야.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까 아빠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 내가 저번주에 계획도 없이 갑자기 집에 갔었잖아. 그런데도 나를 너무 반갑게 맞아주고 기뻐해주는 엄마, 아빠 모습에 사실 엄청 감동받았었어. 서울 자취방에 혼자 살면서 텅 빈 집에 혼자 들어가는게 익숙해져있었는데 오랜만에 아빠 얼굴보니까 내가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게 느껴졌어. 그리고 동시에 내가 엄마아빠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됐어.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매일봐도 보고싶고 나를 희생해서라도 아빠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걸 보면서부터 그렇게 느낀 것 같아. 사실 지금은 이렇게 글로 쓰니까 내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지만, 막상 얼굴보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부끄러워서 못하는 무뚝뚝한 딸이라서 항상 많이 미안하기도 해.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 대신 아빠가 최고라고 아빠만큼 좋은 아빠는 세상에 없다고 돌려말하는 것도 사실이야. 저번주에 갑자기 집에 내려가서 아빠랑 단 둘이 맥주 마실 때도 그런 생각 진짜 많이 했어.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한 고민들을 스스럼 없이 털어 놓을 수 있고, 또 그걸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들어주는 아빠가 있어서 난 너무 행복했어. 시간이 지나고 내가 나이가 들수록 아빠한테 사랑받는 딸보다는 힘이 될 수 있는 친구같은 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해.

 

내가 아빠에게 사랑을 많이 줄 수 있도록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줘야 돼.

저번에 얘기한 것처럼 앞으로는 집에도 자주 자주 찾아갈테니까 우리가족 행복한 시간 많이 보내자!

아부지 내가 아주 많이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해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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