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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 날리는 소년이었다'


눈이 내리면 소년은 연을 날렸다.
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면
더욱 높이 띄웠다. 팽팽한 연실을 곱은 손으로
움켜쥐고 실을 풀거나 당기면서 연과 이야기했다.
연이 공중바람을 타고 높디높게 오르면 연실이 모자랐다.
실을 감아 당겨올 것인가, 놓아줄 것인가.
소년은 연실을 잘랐다. 소년은 빈 들판에 서서
하늘을 보며 몸이 얼도록 서 있었다.
그날 밤 소년은 연이 되는 꿈을 꾸었다.
바이칼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나는 연실이 잘린 연을 보았다.
소년을 보았다.
나는 연이 되었다.


- 신영길의《나는 연 날리는 소년이었다》중에서 -


* 타임머신을 타고 유년시절로 달려가는 듯 합니다.
아련한 추억에 머물러 있을 뿐, 다시는 되돌아갈 수도
붙잡을 수도 없는 유년의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듯 합니다.
연실이 잘린 연은 자유의 창공을 날아 영원히 내 손을 떠났지만
이제는 별이 되고 꿈이 되어 내 가슴에 다시 살아납니다.
바이칼로 가는 비행기에서 연실이 잘린 연을 보았다는
시인의 말에서 잃어버린 유년 시절의 꿈을 찾아
자유를 찾아 새로운 내면의 문을 두드리는
한 영혼의 맑은 이슬방울을 봅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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