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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규

오늘도 짜증나서 길거리에 수 없이 널린 작은 돌멩이 하나를 무심결에 발로 찬다. 너무 흔하고 쓸모없다 고해서 말이다. 정말 우스운 일이다. 어쩌면 그런 속성이야말로 나의 모습일지도 모르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정말로 돌과 길은 인연이 있나보다. 어릴 때부터 돌 머리 아니냐고 밥 먹듯이 들어왔고 굉장히 큰 머리 크기 때문에 큰 바위 얼굴이라는 명예로운 칭호도 소유했다. 그만큼 내게 돌은 친숙하면서 다정한 사물인 것이다. 그러나 돌은 소중하다. 돌에서 돌멩이 그리고 모래, 다음은 흙, 마지막에는 무기물이 될 때까지 생명은 돌을 떠날 수 가없다. 대부분의 푸른 것들이 흙에서 시작되고 다시 돌아가고 지구의 처음도 일종의 돌이었다. 그렇게 만만하게 우습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모든 생명의 시작과 끝을 주과하고 조화로운 삶을 만드는 위대한 존재인 것 이다. 그만큼 돌은 조용하고 외로움을 타는 놈이다. 울퉁불퉁 볼품없는 모습에서 새롭게 재탄생하는 시간동안 그놈은 결코 혼자일 수가 없다. 무구한 세월동안 바람이란 친구 없이 흙과 모래는 존재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의 문명적인 혜택의 일부도 인간이 돌에 대해 연구하고 함께해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이다. 그렇게 의미 있게 변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외로운 것이기도 하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서늘하게 식은 돌담 벽에 손을 기대니 마음이 편하다. 그만큼 우리는 익숙한 것에 무관심하고 알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하늘을 보면서 여유롭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 맞는 말이다. 나는 돌이다. 아둔하고 멍청한 융통성 없이 꽉 막히고 굳어버린 그러나 아직 어두운 곳에 묻혀져 보이지 않는 무한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에 희망을 갖고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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