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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02 12:16

이사 후 첫날

조회 수 1040 댓글 0

바람소리가 들린다
이사 후 첫날
연결되지 않은 전화선이
엉켜있다.

비가 내리는 모양이다.
아직 열지 않은 창 밖으로
비 소리가 들린다.

끈 잘린 연이 되었다.
이름 모를 나무 꼭대기에 걸려
바람불면 펄덕이다 제풀에 주저앉고 마는
끈 잘린 연처럼
오늘 하루가 막막하다.

까치는 계속해 울기만 하고
연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흰백의 세계
칠흙 같은 어둠이 싫어서
눈부신 흰빛이 되었을까
눈을 감으면 환하게 번져오는
하얀... 느낌...
졸음이 온다.


이 시는 3년전에 남양주로 이사했을때 썼던 시입니다.
이번 사무실과 함께 이사하면서는 마음의 여유가 나질 않더군요.
최윤정님 수진님 송하일님.. 좋은 시 보고만 가기 미안해...
전에 써놓았던거지만 올려봅니다.

좋은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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